시/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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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 김 수린
기사입력: 2019-02-28 15:43:42
작성자: NNP info@newsandpost.com
엄마 / 김 수린(애틀랜타문학회 회원) 엄마! 라고 부르기만 해도 아련하고 저릿한 마음이 된다. 나를 할미라고 부르는 손자가 있는데 나는 여전히 내가 치마폭 잡고 따라다니던 그 시절 엄마가 그립다. 눈싸움하고 들어오면 꽁꽁 얼은 벙어리 장갑 벗기고 엄마 따뜻한 손으로 비비며 아랫목 이불 속에 넣어 언 손 녹여 주었던 엄마 십 년 넘게 진행된 파킨슨 병으로 가랑잎처럼 마르고 흔들거리는 그 손 잡아 이제 내 온기로 덥혀 드리고 싶다. 일제 말기 정신대 차출때 집에 계신 맹인 아버지와 어린 동생들 돌보고 나라에 공출 바치는일은 나 없으면 할 수 없다고 말해 위기를 모면했다는 다부지고 용감했던 소녀. 서른살에 과부되어 딸 셋 데리고 한국 전쟁과 1.4 후퇴 4.19 혁명을 다 격어낸 여 장부. 그 모든 험난한 시절도 딸 키우는 재미에 힘든 줄 모르고 살았다는 여장부도 세월 앞에서는 어쩔 수 없는가 보다. 아주, 조금씩, 쇠약해지는 육체 이제 밥 수저 들 기력도 없지만 정신은 여전히 총명하여 막내딸 전화만 기다리신다. 매일 안부 전화 끝에 우리 사이에서는 익숙하지 않은 “사랑해요” 대신 손자들하고 익숙해진 “아이 러브 유 “ 하면 “미 투(me too)!” 로 대답하는 신식 할머니. 다음 달 90세 생신에 그 피붙이 모두가 모이기로 했다. 손주에 증손주까지. 충청도 두메 산골의 민들레 홀씨 같은 여인 하나에서 얼마나 많은 민들레 꽃들이 피어서 이 넓은 미국땅 곳곳에서 제 몫을 다 하고 있는지 보여드리고 싶다. 올해 태어난 증손주의 해맑은 눈동자 속에 자랑스런 증조 할머니 모습을 담아 넣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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