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알려준 당신에게 / 홍성구
사랑을 알려준 당신에게 / 홍성구(애틀랜타문학회 홍보부장)
아이들에게 밥도 해주고 잔소리도 해주는 엄마가 생겼고, 몸이 불편한 아버지에게 음식을 먹여드리는 며느리도 생겼습니다. 아침에 눈을 뜨면 "굿모닝"이라고 인사하고는 "일어나, 일해!"라고 채찍도 가하는 아내가 생겼고, 하루 일과를 마칠 때에는 전국노래자랑 틀어놓고 술잔을 마주치는 그녀가 생겼습니다. 그런데요, 처음엔 이게 복인지도 잘 몰랐습니다. 나를 이해하지 못한다고 불평했고, 내게 복종하지 않는다고 화를 냈습니다. 한 판 싸움이 벌어지면 하나님께 화풀이도 했지요. "왜 저런 사람을 보내준 겁니까? 이게 뭡니까?"라고요. 그 순간에는 내가 손가락 주문을 걸었던 사실은 새까맣게 까먹고요, 기도 응답이라고 감사했던 것도 싹 잊어버리더란 말입니다. 가진 건 시간하고 돈 밖에 없다던, 하지만 늘 외로웠던 나는, 정작 내 안에 사랑이 없었던 것을 나이 오십이 다 되어서야 인정하고 있습니다. 사실 내가 사랑이 뭔지 몰랐다고 인정할 수 밖에 없도록 이끌어준 이가 바로 당신입니다. "미안하고.. 고맙습니다." 나는 이 말이 사랑의 의미라 생각했었습니다. 한 걸음 더 깊이 들어가 마음이 늘 촉촉하게 젖어있는 상태가 되기까지는 당신의 희생과 이해와 인내가 있었음을 고백합니다. 지금은 좀 사랑을 알 것 같습니다. 그래서 또 "귀한 사람 잃을 것이냐?"는 생각이 참으로 무섭게 느껴집니다. 믿거나 말거나 나는 남은 일생 이 사랑을 놓치지 않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막상 사랑을 좀 알고 나니 사랑을 줘야할 대상이 한 둘이 아니라는 것도 알아챌 수 있겠더군요. 더 많은 사랑을 할 수 있도록 나 자신을 더 훈련시켜야겠습니다. 하지만 이것 만은 꼭 말해주고 싶어요. 비록 더디고 빙빙 도는 한이 있더라도, 조금씩이지만 나 자신을 바꾸어가려고 애쓰고 있다는 것 만큼은 진심이라는 것 말입니다. 아버지는 늘 제게 이런 말씀을 하셨어요. "사람은 변하는 존재다. 문제는 어떻게 변하느냐지." 선하게 변해야할 우리 인생이라지만, 그게 참 쉬운 일이 아니더라구요. 한 가지 고백하자면, 당신을 만나고서야 10년을 끊었던 음악 만들기를 다시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나는 내 스스로 부족하다는 걸 잘 알지만, 언제나 당신은 내게 용기를 주고 격려를 아끼지 않았지요. 덕분에 아직 어리숙하기는 해도 하나씩 하나씩 내 스스로 포기했던 것들을 세워가기 시작합니다. 당신과 함께요. 그게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당신과 함께 한다는 것 말입니다. 그걸 이제라도 깨달아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당신과 함께하면 나는 더욱 선하고 옳은 인간으로 변해갈 수 있으리라는 믿음이 생겼습니다. 남은 삶의 여정을 꼭 내 옆에 함께 해주길 바랄 뿐입니다. 아직은 내가 이기적이므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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