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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요 가지고 놀던 꼬마…세계 대회 첫 우승 거머쥐었다
온라인 대회 제외한 정식 대회서 한국 첫 우승
광주 전남공업고 1년 엄건주군이 주인공 카페와 요요 결합한 브랜드 만드는 게 꿈
광주 전남공업고 1년 엄건주군이 주인공 카페와 요요 결합한 브랜드 만드는 게 꿈
기사입력: 2023-10-16 00:02:37
작성자: NNP info@newsandpost.com
▲지난 8월 20일, 세계 요요 대회 4A 종목에서 우승한 엄군(가운데) [사진=엄건주군 제공] |
요요가 힘껏 올라 허공을 가르다가도 줄을 타고 순식간에 손으로 말려들며 착지한다. 쉴 새도 없이 바로 다리와 목을 오가며 화려한 궤적을 만들어 낸다. 빠르게 움직이는 요요를 따라가느라 시선을 집중한 관객들 사이에서는 환호성이 터져 나온다. 아이들이 가지고 놀다 금방 시들해지는 장난감 요요가 아름다운 예술 공연으로 재탄생하는 순간이다. 지난 8월 17일부터 20일까지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세계 요요 대회(World Yo-Yo Contest 2023) 4A 종목에서 엄건주(17·전남공업고등학교 1년)군이 우승했다. 4A 종목은 줄과 요요가 분리된 오프스트링(off-string) 요요로 기술 점수를 겨루는 방식이다. 그는 지난 12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예술로 승화한 요요의 세계를 소개했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작년 온라인으로 열린 대회에서도 한국 선수의 우승이 나오긴 했지만, 대면으로 열린 대회에서 한국 선수가 정상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요요는 바퀴 모양의 구체를 줄을 이용해 올리고 내리며 회전시키는 기구다. 주로 장난감으로 알려졌지만, 기원전 5세기 무렵 그리스에서 제작된 꽃병에 요요를 하는 모습으로 추정되는 그림이 있을 정도로 그 역사가 길다. 지금과 같은 형태의 요요를 본격적으로 제조하기 시작한 것은 1929년 미국의 덩컨 사다. 이후 대표적인 요요 제작 업체로 자리 잡아 다양한 형태의 요요를 생산하고 있다. 엄군은 초등학교 4학년 때 요요를 선물로 받아서 처음 접했지만, 친구들 사이에 인기가 많은 온라인 게임에 빠졌다.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지켜보던 엄군의 할머니인 김남홍(66)씨는 "요요에 집중하는 모습이 멋있다"며 요요를 권유했다고 한다. 아무리 세게 던져도 줄을 타고 되돌아오는 요요처럼 엄군은 자신을 걱정하는 할머니의 의견에 따라 게임의 유혹을 떨쳐버리고 다시 요요로 돌아왔다. 김씨는 "손자지만 손에서 피가 날 만큼 열심히 연습하는 걸 보고 존경스러웠다"라며 "우리 집 벽과 방문 곳곳에 요요가 찍힌 자국이 가득하다"고 엄군의 열정을 설명했다. 1년 뒤부터는 국내 대회에 참가하기 시작해 최근 2년간 출전한 대회에서는 모두 수상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현재 광주광역시의 전남공고 커피베이커리학과 1학년에 재학 중인 엄군은 앞으로 요요와 카페를 결합한 브랜드를 만들어 요요 문화를 발전시키는 것이 꿈이다. 평소 학교에 다녀야 해서 바쁘지만, 주중에는 3~4시간, 주말에는 5시간 넘게 요요를 훈련하고 있다. 방학에는 경기도 여주시에 거주하는 할머니 댁으로 올라와 수도권의 또래 요요 선수들과 만나서 함께 연습에 매진한다. 엄군은 "대회에 참가하면 자신만의 기술을 만들어야 하는데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아 막막할 때 힘들다"라며 "특히 중학교 1학년 때 엄청 스트레스를 받았다"라고 회상했다. 대회에서 적용되는 요요 기술에서 고득점을 얻기 위해서 몸을 쓰는 '익스트림트릭' 기술을 활용해야 한다. 실력 있는 선수들은 목이나 다리를 이용해 독자적인 기술을 직접 창작한다. 엄군은 "무대에서 화려한 고난도의 기술을 실수 없이 성공할 때 쏟아지는 관객들의 환호에 희열을 느낀다"고 들뜬 목소리로 설명했다. 국제대회에서 심판들은 클릭커 시스템을 이용해 선수들의 무대를 보며 실시간으로 가·감점 버튼을 눌러 채점한다. 엄군은 "가점도 중요하지만 실수해서 감점되지 않는 것이 전략적으로 중요하다"며 "무대에서 긴장을 많이 하는 편이라서 실수하지 않기 위해 반복 연습을 정말 많이 한다"고 우승 비결을 전했다. 실수하더라도 대처 능력에서 가점이 있기 때문에 실수한 상황을 가정한 연습도 한다고 밝혔다. 엄군은 "요요에 집중하다 보면 불안감도 사라지고, 무대에 서는 경험이 쌓여 자신감과 성취감이 생기는 것이 가장 좋은 점"이라고 요요의 매력을 설명했다. 국내에서 요요 관련 제품 매장을 운영하는 와이제이요요의 윤종기 대표는 이번 대회의 성과에 대해 기대감을 드러냈다. "요요 세계대회가 1992년에 시작해 30여 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데 우승자는 매번 일본이나 미국 선수들이 차지했다"라며 "일본에는 잘하는 선수가 많아 우승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었던 이번 대회에서 한국 선수가 우승한 것은 그만큼 국내 선수들의 실력이 뛰어나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 개의 요요를 사용하는 1A 종목에 참가한 김미르(16) 군과 여성 자유 기술 부문에 참가한 김미리(13) 양도 이번 대회에서 우승해 총 3가지 종목에서 한국 선수가 정상을 차지했다. 대회를 주최한 IYYF(International Yo-Yo Federation)은 1A부터 5A까지 5가지 종목을 포함한 9가지 경기에 27개 국가에서 온 367명의 선수가 참가했다고 전했다. 윤 대표는 유튜브를 통해 요요의 신기한 기술들에 대한 콘텐츠를 제작하고 요요에 흥미를 갖고 찾아오는 학생들에게 매장에서 직접 요요 강습도 진행하고 있다. 한국의 요요 시장은 이제 시작 단계지만 해외에는 없는 어린 선수들을 훈련하는 시스템이 잘 되어 있다는 것이 강점으로 꼽힌다. 윤 대표는 국내에서도 세계적인 요요 대회를 만들기 위해 올해 6월 서울챔피온쉽 대회를 개최했고 내년에도 지속할 계획이다. 윤 대표는 요요의 매력에 대해 "스마트폰에 빠진 아이들이 요요를 통해 소소한 성취감을 느끼며 정신을 건강하게 해준다"고 강조했다. 김군도 지난 12일 연합뉴스와 서면 인터뷰에서 "게임을 즐겨하던 버릇을 고치기 위해 요요를 시작했다"라며 "요요의 예술성을 확립시키는 역사적인 선수가 되고 싶다"고 요요에 대한 열정을 드러냈다. 다음 세계 요요 대회는 미국 오하이오주에서 2024년 7월 31일부터 4일간 열릴 예정이다. 연합뉴스 |
▲고대 그리스 꽃병에 그려진 요요를 하는 모습으로 추정되는 그림 [BBC “The mystery ancient toys puzzling archaeologists” 2022년 8월 17일 기사, 독일 주립박물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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