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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한인회관 건립의 숨은 감동실화들 ①
홍성덕 이사장…한인사회 갈등 풀고 화합 이끌어 준 ‘한민족국악대축제’ 주역
기사입력: 2014-05-17 10:57:50
작성자: NNP info@newsandpost.com
▲지난 2월1일 KTN공개홀에서 열린 한민족국악대축제에서 사회를 본 홍성덕 이사장이 노래를 하고 있다. |
홍성덕 이사장이라는 이름을 기억하는 애틀랜타 한인은 그렇게 많지 않겠지만, 한국국악협회 이사장이라고 하면 ‘아~!’하고 기억을 떠올릴 한인들은 제법 되리라 여겨진다. 홍 이사장이 애틀랜타와 인연을 맺게 된 것은 지난해 11월. 한국입양인 가족과 현지 한국인 2세 청소년들을 위한 국악 교실을 열기 위해 한국국악협회 소속 예술단을 이끌고 방문했던 것이 계기였다. 한인회관은 지난 5월21일 화재가 발생해 전소한 상태라, 공연을 하거나 학생들을 가르칠 공간을 찾는 것부터가 일이었던 상황. 그렇다보니 홍 이사장은 자연스럽게 새 한인회관이 빨리 필요하다는 걸 누구보다도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홍 이사장 일행을 맞이하고 가이드한 건 애틀랜타 한국문화원의 양현숙 원장이었다. 양 원장은 김백규 건립위원장을 비롯한 지역 유지들의 도움을 받아 홍 이사장 일행의 뒷바라지를 해줬다. 4박5일간의 일정을 마친 홍 이사장은 자신들이 체류하는 동안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대접하느라 나름 애를 써준 이들에게 뭔가 보답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는 한국에 가서 얼마되지 않아 곧바로 김백규 위원장에게 연락을 띄웠는데, 한인회관 건립기금 마련 공연을 하자는 내용이었다. 당시 한인사회는 한인회관을 어떻게 해야할지 그저 막막해하는 상태였다. 비상대책위원회가 건립위원회로 이름을 변경하고, 한인회도 집행부가 새로 바뀐 상태여서, 오히려 오랜 불경기 속에서 한인회관을 새로 구입하는 건 어려울 것이란 회의론이 지배적이었다. 사정이 그렇다보니 한인회나 건립위원회나 기금마련 공연은 하고 싶어도 엄두를 낼 처지가 아니었다. 하지만 홍 이사장의 제안은 너무나도 파격적이었다. 공연자 전원이 노 개런티. 공연수익 전부를 건립기금으로 쓰라는 것이었다. 게다가 한국서 오는 공연자 비행기표까지 본인들이 직접 부담하겠다고 나선 것. 심지어는 포스터도 한국서 만들어 보내왔다. 한인회에서는 공연장과 홍보, 공연자들의 숙식만 해결하는 되는 조건이었다. 올해 ‘한인회관 건립기금 모금 설날맞이 한민족국악대축제’는 이렇게 마련됐다. 홍 이사장은 1월29일 애틀랜타를 다시 방문했다. 이번에는 20여명의 대규모 공연팀을 이끌고 왔다. 공연자 모두가 대통령상을 수상한 인물들이었다. 그런데 이들을 환영하는 만찬자리에서 홍 이사장은 천으로 만들어진 주머니를 하나 꺼내들었다. 한인회관 건립기금으로 써달라며 1만 달러를 전해준 것인데, 한국서 출발하기 전에 모은 성금이라고 했다. 2월1일 KTN 공개홀에서 열렸던 공연은 대성황을 이뤘다. 두 번의 공연 모두 행사장이 꽉 차는 성황을 이뤘고, 공연 내용은 말할 필요도 없는 수준급 공연이었다. 공연의 백미는 맨 마지막 공연자들과 관중들이 한데 어우러져 덩실덩실 춤추며 신명나게 놀아 제치며 대미를 장식하는 것. 여기엔 미국인도 노인도 아이들도 모두가 하나가 됐다. 이날 공연의 감동이 더 커지는 것은 홍 이사장 때문인데, 사실 홍 이사장은 애틀랜타에 오는 날부터 건강이 좋지 않았다. 식사도 제대로 못하고 기운도 빠져나간 상태였다. 나이 들어 지구 반대편까지 날아와 공연까지 해야하는 상황에서 몸이 말을 듣지 않으니 참 기막힐 노릇이었다. 이런 와중에도 홍 이사장은 한복을 곱게 차려 입고, 엠뷸런스를 공연장 밖에 대기시켜 놓고는 무대에 올랐다. 3시간 가까이 되는 공연 전체의 사회를 봤고, 중간중간에는 직접 몇 가락 뽑아내기도 했다. 한국국악협회의 이날 공연이 그저 멋진 국악무대였다는 정도로 멈추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숨어있다. 당시 한인회와 건립위원회는 불에 타버린 구 한인회관의 처리를 놓고 갈등을 키우고 있던 차였다. 연말에 잠깐 반짝했던 건립기금 모금이 주춤해지자 구 한인회관을 수리해 쓰고 새 한인회관 구입은 필요없는 일이라는 목소리가 커졌기 때문이었다. 양측의 갈등은 공연장 입구에서도 여실히 드러났었다. 타이틀은 한인회관 건립기금 모금 공연이었지만, 한인회비를 납부하자는 배너와 접수 데스크가 입구에 만들어졌던 것. 그 옆에는 한인회관 건립기금을 넣는 통도 놓여있었다. 이런저런 갈등의 골이 깊은 상태에서 이날의 국악공연, 그리고 홍 이사장의 살신성인하는 모습은 한인사회 지도자들의 무의식 속에 깊은 인상을 남겨줬다. 애틀랜타 출신도 아닌 분이 한인회관 건립을 위해 아픈 몸을 이끌고 공연까지 자비를 들여 치러주고 성금까지 모아주고 간 것에 대해 한인사회 리더들은 사실 할 말이 없었다. 홍 이사장에 대한 고마움을 아는 몇 인사들은 당시 홍 이사장과 한국국악협회의 공연이 자칫 찢어질 수 있었던 애틀랜타 한인사회를 하나로 묶어주고 한인회관 건립기금 모금운동의 새 전환점을 만들어줬다고 평가한다. 김백규 건립위원장은 “지금도 종종 홍 이사장으로부터 전화를 받는다”고 한다. “나보고 한국에 꼭 한번 나오라고 한다. 한국에서 만나서 건립기금에 도와달라고 할 사람들이 많다고 소개해 주겠다는 내용”이라는 것. 실제로 남기만 건립위원이 지난 4월 한국을 방문했을 당시에도 홍 이사장은 남 위원을 데리고 문화관광체육부를 찾아가기도 했고 재외동포재단 이사장을 만나러 갈 때에도 동행했다. 애틀랜타에 살고 있는 한인 못지않게 이곳의 한인사회를 생각하고 애써준 사람, 바로 홍성덕 한국국악협회 이사장이다. 홍 이사장은 뉴스앤포스트와의 전화통화에서 “애틀랜타의 새 한인문화센터에서 건립기념 축하공연을 하게 될 날만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 관련기사 |
▲지난 1월30일 한국국악협회 일행 환영만찬에서 홍성덕(맨 오른쪽) 이사장이 건립기금으로 1만달러를 전달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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